여성의 절반 이상이 반드시 한 번 경험한다는 방광염,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 방법은?

50대 여성 A 씨는 최근 몇 달 사이 소변이 자주 마렵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계속됐다. 어느 날은 소변을 볼 때 찌릿한 통증까지 느껴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컨디션 저하라 생각했지만, 증상이 반복되며 불편감이 커지자 결국 병원을 찾게 되었다. 검사 결과는 ‘급성 방광염’. 그동안의 증상이 하나하나 방광염의 전형적인 징후였던 것이다.

방광염은 특히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평생 한 번 이상 방광염을 겪는 여성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의 요도가 짧고, 요도 입구와 항문이 가까워 균 감염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 때문이다. 감기처럼 자주 걸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생활 속 질환’이다.

방광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소변 시 통증, 빈뇨, 잔뇨감, 때때로 혈뇨까지 포함된다. 대부분은 급성 형태로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 하지만 6개월에 2회 이상, 혹은 1년에 3회 이상 재발하는 경우에는 만성 방광염으로 분류된다. 원인균으로는 대장균이 가장 흔하다. 항문 주위에 서식하던 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침투하면서 염증을 유발한다. 면역력이 약해진 시기에는 이와 같은 감염이 더 쉽게 발생한다. 따라서 피곤이 누적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방광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생활습관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대변 후 닦는 방향이 잘못되면, 항문 주변의 균이 요도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 특히 뒤에서 앞으로 닦는 습관은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항문에서 요도 방향이 아닌 ‘앞에서 뒤로’ 닦는 것이 더 안전하다. 방광염이 자주 반복된다면, 이러한 기본적인 위생 습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도한 비데 사용이나, 여성 청결제의 잦은 사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점막을 과도하게 자극하거나 유익균까지 제거하는 결과로 이어져 방광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성관계 후 방광염이 반복되는 경우라면, 체위나 위생 상태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소변 검사를 통해 염증 여부를 확인한다. 필요한 경우, 세균의 종류를 확인하기 위한 배양 검사나 PCR 유전자 검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어떤 균이 원인인지 파악되면, 해당 균에 가장 효과적인 항생제를 선택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필자가 근무 중인 본원의 경우, 국내 비뇨의학과 중에서 선진적으로 PCR 유전자 검사를 도입하여, 다수의 케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만성 방광염의 경우, 단순 감염 외에 해부학적인 문제도 의심해야 한다. 신장 초음파나 방광 내시경 등을 통해 요관, 방광, 요도의 구조적 이상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진행한다.

방광염 치료는 항생제 복용이 기본이며, 항생제 복용 시 치료 기간과 용량을 지키는 것이 재발 방지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임상에서는 면역력 증진을 돕는 보조 치료 또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복적인 방광염으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면역 증강제를 병행함으로써 증상의 재발을 낮추는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방광 내 약물 주입 요법이나 방광 보톡스 주입술 등 다양한 치료를 환자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광염은 그 자체로 치명적인 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주 발생하는 방광염을 단순한 ‘체질’로 치부하지 않는 태도이다. 반복되는 경우라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한 습관이 곧 건강한 방광의 시작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